
218차 세미플러스(19.04.13~5.11) 남미5개국+파타고니아 후기
(두려움으로 시작해 깨달음으로 끝나다.)
지금까지 모임에서 단체로 여행을 해서 따라가기만 하면 됐는데, 3월 남미여행이 해체되면서 포기할 수는 없고, 우리 부부 스스로 찾아야했다.
수소문 끝에 만난 “오지투어”! 전화위복처럼 더 좋아보여 꿈에 부풀었다.
야망차게 준비해 보려고 하였으나, 출발이 다가옴에 따라 준비도 안되고, 시간도 없어 두렵기 시작했다.
결국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맘으로 쫓기다시피 출발을 하게 되었다.
인솔자(소피아) 포함 21명이 장장 29일간...
이 자리를 빌어 우리 남편이 다리가 불편해 폐가 많이 되었을테니,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서울대병원도 원인을 못찾고 10년간 치료해봐도 안되어, 더 이상 나빠지지 않기만을 바라는데, 옆에서 안쓰럽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다. 함께 해준 팀원들, 특히 팀장님께 감사드린다.
사람들은 묻는다. “남미 여행이 어땠었냐?”고...
생각해 보았다. 나는 <고생+보람(감동, 추억)+감사> 로 결론을 내렸다.
우리의 고생
• 달라스에서 환승할 비행기가 천재지변(폭풍?)으로 결항
생전처음 공항에서 밤샘을 하고, 이틀 뒤에나 비행기가 된다고 하니, 여행을 포기할 수 없다는 다수의 의견으로 다른 INTERJET 항공사로 각자 예약을 했다. 14일 리마 시내는 못보더라도, 15일 피스코, 이카, 나스카는 가야겠다고... 멕시코 경유하는 바람에 멕시코 땅도 밟아보게 되었다. (비록 공항에서 5:40간 기다림이지만...) 그러나 리마에서 받을 줄 알았던 캐리어가 안왔고, 저녁에 보내준다던 약속도 깨져서, 결국 16일 저녁 리마에서 갈아입을 옷들을 살 수밖에 없었다. 17일 아침 리마 공항에서 간신히 받아서 곧바로 서둘러 쿠스코 비행기를 탈 수가 있었다. 4일만에 만난 캐리어가 얼마나 반가웠던지...
• 고산병에 시달리다 합병증이 배탈로 이어짐
고산증의 증상은 체질마다 다를텐데, 남편도 나도 배탈이 심해 준비해간 약이 듣지를 않아 결국 소피아님을 고생시켰다. (몇 번씩 약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결국은 여행을 제대로 따르기가 힘들었고, 팀원들에게도 지장을 많이 주어서 미안했었다. 고산병약은 현지에서 사는 것이 나은 것 같고, 개인별로 좋은 약, 잘 듣는 약을 준비하는게 상책일 것 같다.
내 인생 함께할 아름다운 감동들과의 추억들
• 페루 잉카벨리 계곡 : 아침 청량함 속의 투어 사크사이와망의 건축술, 겐코의 점술, 미라도르 전망대, 성스런 샘물과 물의신전 탐보마차이, 피삭의 계단식 경작지, 콘도르 유적지, 살리네라스 염전, 오얀타이탐보 계곡의 성벽, 태양신전, 곡식저장소 등 잉카인들의 삶과 방어의 고난이 스친다.
• 페루 마추픽추 : 많이 듣고, 사진으로 보았던 마추픽추. 고맙게도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줘서 좋았고, 건축술에 그저 놀라고 감탄할 따름이다. 가이드님도 결론을 못내리는 맞추픽추의 정체는? 그러나 분명 사람이 살았고, 식량을 경작했고, 수로가 있는 흔적들! 역시 비밀에 쌓인 공중도시이다.
•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 시내 : 버스로 진입하면서 원형으로 분지처럼 이루어져 산꼭대기부터 빼곡한 집들로 가득차서 깜작 놀랐는데, 그것을 전망대에서 야경으로, 또 낮에도 보면서 삶과 행복에 대해 되새겨본다. 그래도 케이블카 교통수단이 있어 평범한 시민들에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 : 끝없이 펼쳐진 신기한 소금들. 반사되어 눈이 부셨고, 나름 조직적으로
움직였고, 일몰의 석양은 잊을 수가 없다. 3박 4일 마지막 24일 밤 전체가 한자리 모여 본인 소개를 했고, 그 춥고 깜깜했던 밤은 평생 못잊을 거다. 젊은 우리 일행 덕택에 별별 사진놀이들을 많이 했는데, 소품들을 잘 준비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모든 사람들의 사진을 위해 일일이 헌신해 준 소피아 팀장님 고생 많았고, 특히 건기와 우기 두 가지를 다 경험할 수 있게 해줘서 하늘과 현지 여행사에게 감사한다.
• 칠레 아타카마 사막 : 규모가 엄청 컸고, NASA훈련지 달의 계곡을 돌아보며, 자연의 위대함에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았으며, 모래사막 걷기가 엄청 힘들었다.
• 칠레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 처음으로 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데, 안개로 가득차 보여주질 않았다. 아쉽다. 그레이 빙하도 있다는데...3봉도 꼭 봐야 하는데....
• 아르헨티나 피츠로이 트레킹 : 새벽까지 비가온 후 낮에는 맑아져 비록 등산은 못했으나 고맙게도 피츠로이 봉우리를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자신이 없어 처음부터 카프리 호수까지만 돌아오기로 했는데, 못가도 간 것처럼 기분 좋았다. 카프리 호수를 가면서 가을 분위기가 너무 좋아 올가을은 단풍구경 안해도 좋을 것 같이 볼 거리가 많아 좋았고, 구름이 걷혀 피츠로이산을 정말 원없이 보았다.
• 아르헨티나 모레노 빙하 : 선택사항인데, 아이젠 빙하 미니트레킹은 나이 제한도 있고, 번거롭기도 해서 유람선을 선택했다. 빙하 가까이 가서 좋았고, 그 색깔 또한 너무 황홀하고, 떠있는 조각들은 보석같았다. 그러나 사진은 아니네. 전망대에서도 시간이 많아 점심도 먹고, 마음놓고 다니며, 가을도 느끼고, 가끔은 대포소리 같은 빙하조각이 녹아 떨어지는 소리도 들으며 자연의 신비함과 무섭다는 느낌도 든다.
•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 : 아름다운 작은 도시. 정보센터 땅끝도장 받기, 100년카페, 선택사항으로 비글해협 투어(빨간등대, 작은 섬에 바다사자, 팽귄, 가마지우 등이 엄청 많이 살고 있는데 많이 추워보였음) 등으로 아쉽지만 안녕을.
•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 시티 투어 (장미정원, 레골레타 무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탱고의 본고장 라보카 지구 카미니토 거리 등)로 역사를 둘러보고, 선택사항 탱고공연 관람으로 실습과 우아한 저녁식사도 겸했는데, 피곤과 겹쳐 졸기도 했다.
• 우루과이 콜로니아 : 전일 자유시간을 이용하여 선택사항으로 쾌속선을 타고 바다 같은 라플라타강을 1시간 건너 아름다운 항구 꼴로니아에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흔적을 느끼며, 하루종일 시티투어와 자유시간을 즐겼다. 물론 팀장님께서 배표를 일일이 예약을 해주셨고, 출국, 입국심사로 복잡하긴 했었으나 강가와 성벽과 유적들과 아기자기한 가게들, 성당에서의 기도와 헌금, 쇼핑도 많이 하고, 고즈넉함의 여유로 가을을 많이 느낀 하루였다. 비록 수도인 몬테비데오는 못가봤지만.
• 아르헨티나(브라질) 이과수 국립공원 : 브라질쪽 반나절, 아르헨티나쪽 하루를 감탄을 하며 다녔다. 세계 3대 폭포임에 틀림없고, 너무 웅장해서 무섭기까지 하고 악마의 목구멍은 빨려들어갈 것 같은 두려움도 느꼈다. 버스, 기차, 보행로 등 시스템이 잘 되어있어 높은 산책로, 낮은 산책로까지 다니고 이과수 터미널까지 오니 어두워져버렸다. 지인들에게 계획하여 꼭 오라고 동영상과 사진을 보냈다. 너무 좋았던 것은 무지개가 반겨 주었다는 사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무지개.... 황홀했다.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미항과 예수상 : 케이블카로 관광객을 배려해줘서 좋았다. 해변에 있을 때는 왜 3대 미항이라고 하지? 하는 의문이 생겼었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니 정말 아름다웠다. 다만 사진으로 100% 담기가 어려웠고, 눈에는 아직도 어른거린다. 또한 많이 보고 싶었던 예수상을 브라질 독립 100주년 기념으로 세우길 정말 잘한 것 같다. 계단으로 올라가다가 예수님 웅장한 어깨가 갑자기 나타나 깜짝 놀랐는데, 뒷모습도 은근 자연과 더불어 느낌이 좋았다. 돌아서 앞으로 돌아오니, 왠지 다 괜찮다며 안아줄 것 같은 예수님. 수많은 사람이 모두 양팔 벌려 똑같이 한다. 한없이 작은 내 모습. 겸손해져야지....
자원이 너무 많아 망할래야 망할 수가 없다는데 예전처럼 잘 살아지기를 바래본다.
수없이 풀어져 나올 감사한 것들 중 몇가지만
• 비행기 사고가 아닌 결항으로 끝난 것 : 덕분에 멕시코 땅도 밞음
• 어떤 약발인지 모르지만 배탈을 잡은 것 : 현지식 즐기기가 아쉽지만
• 토레스 델 파이네 이외에는 정말 감사할 정도로 날씨가 여행을 살려줌
• 씩씩하고 발 빠르고 지혜로운 만능 해결사, 만능 조력자 소피아 팀장님
• 팀원 모두 티 안내고 무엇이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에 감탄
아쉬웠던 점과 바램
• 칠레 산티아고에서 산타루시아 언덕이 입장 시간이 지나 들어가지를 못함
(산티아고에서 각자 우선 순위를 잘 정해야 할 것 같음)
• 아르헨티나 엘찰텐에서 피츠로이 가는 시간이 조금만 넉넉했으면.
(남미를 또 가기는 어려울 것 같아 모두 가보고 싶은 욕망 때문?)
•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에서 비글해협을 다녀오니, 티에라 델 푸에고 국립공원을 가 볼 시간이 없었음
(순서를 바꾸면 가능할까?)
• 점심, 저녁을 무얼 먹어야하나? 어디로 어떻게 가야하나? 고민의 비중이 많았음
• 쿠스코에서 저녁 특식으로 꾸이를 먹었는데, 고산증 때문인지 많이 남기게 됨
(두 번에 나누어서 다른 나라에서 특식을 추가할 수 있다면 더 좋았을까?)
• 볼리비아 라파스 시내에서 자유시간과 가이드 투어의 중복과 우유니 일정을 엑기스만 뽑아 시간을
줄여 모자랐던 피츠로이와 우수아이아 일정에 넣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듦
• 칠레에서의 달의계곡 가는 길이 좀 정비가 되었으면 싶음 (모래사막이 걷기가 힘들었음)
• 눈으로 보이는 만큼 멋진 풍경과 색채를 사진이 담아내지 못한다는 생각 (?질 좋은 사진기? 동영상?)
일상으로 돌아와서의 편안함
• 60년을 넘게 익숙했던 것들 속에서 : 도착하자마자 밥부터 챙길 정도로 허기가 졌나보다. 3kg이 줄었다. 시차 적응은 아직도 진행하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 그동안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인제 자작나무숲과 수타사 산소길, 곤지암 화담숲을 다녀왔다.
5월의 연초록과 꽃들이 너무 예쁘다. 남미 여행을 무사히 마친 나 자신을 대견해하며, 익숙해서 못 느끼는 것은 없는지? 치안문제와 함께 우리나라의 좋은 점은 없는지? 다시 한 번 각인해 본다.
우리 20명과 소피아 팀장님 모두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도하고, 오지투어도 날로 멋지게 성장하여 또 만날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 4.15(월). 페루 이카사막 >
< 4.18(목). 페루 쿠스코 사크사이와망 >
< 4.18(목). 피삭 계단식 경작지 >
< 4.19(금). 페루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마추픽추 >
< 4.21(일). 페루와 볼리비아 국경지대 >
< 4.23(화).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요정놀이-요정님 감사) >
< 4.30(화). 아르헨티나 엘찰텐 (카프리호수, 피츠로이산) >

< 5.1(수). 아르현티나 엘칼라파테 모레노 빙하 (유람선) >
< 5.2(목).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 비글해협 >
< 5.5(일). 우루과이 콜로니아 라플라타강가 >
< 5.7(화). 아르헨티나 이과수 국립공원 (낮은 산책로) >
< 5.9(목).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예수상 (뒷모습) >

< 5.9(목).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항구 (세계 3대 미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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