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26.01.14 [404차] 남미 세미프리 30일 인솔자 - 나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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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6-02-13 | 조회수 | 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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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차 남미 팀원분들께 드리는 편지 이번 시즌, 저에게 첫 팀이자 마지막 팀으로 온전히 마음을 다해 준비했던 404차 인솔자 나초입니다. 평소 2~3팀을 연달아 인솔하다가 이번에는 딱 한 팀에만 집중할 수 있어, 출발 전부터 기대가 정말 컸던 팀이었어요. 인천공항에서 처음 만난 13명의 팀원과 함께 남미로 향하던 설렘, 그리고 리마에서 추가로 합류한 미국팀 13명까지 다 같이 가졌던 첫 미팅으로 우리들의 대장정이 시작되었죠. 지금은 벌써 아득하게 느껴지는 리마 라우니온 거리의 검은색 간판들, 혹시 기억하시나요? 라르꼬 마르에서 멋진 노을을 감상하던 뒷모습과 몇몇 분이 정말 맛있게 드셨던 츄로스 맛집 ‘마놀로’에서의 시간도 떠오르네요. 그렇게 리마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남미의 일정이 펼쳐졌습니다. 바예스타 투어, 이까 와카치나 사막의 짜릿했던 버기카와 샌드보드, 고대인의 지혜가 담긴 아꾸에둑또 수로와 신비로운 나스카 라인까지. 고산 지대에 들어서기 전, 우리는 남미의 초반부를 열정적으로 누볐습니다. 이어진 10일간의 고산 지대 일정은 여행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힘든 구간이었죠. 힘들어하시는 모습이 보일 때면 저도 마음이 쓰여 항상 걱정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즐길 수 있을 때 최대한 즐기시고, 체력을 아껴야 할 때는 스스로 잘 관리해 주신 덕분에 모두 무사히 이 고비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변수가 많은 남미, 그중에서도 예측 불허인 고산 지대를 잘 이해해 주시고 일정이 순탄하게 흐르도록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남미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한 쿠스코, 그리고 수줍은 듯 구름 뒤에 숨어 신비로움을 더했던 마추픽추와 비니쿤카의 모습도 잊지 못할 거예요. 갈대 섬(우로스) 화장실 앞에서 야무지게 1솔을 받던 꼬마와 컨디션이 안 좋아 보였지만 공연을 끝까지 마쳐준 식당 청년의 에피소드도 이제는 웃으며 추억할 수 있겠네요. 볼리비아 국경에서 2시간을 기다리며 구경했던 동네 빨래 풍경과 멀리 보이던 설산, 그리고 대규모 시장 너머로 펼쳐진 라파즈 달의 계곡과 황홀했던 야경까지. 기대로 가득했던 우유니에서는 기차 무덤을 지나 ‘빠빠레예나’ 아주머니를 조기 퇴근(?)시켜 드리고 소금 호텔에서 꿀 같은 휴식을 취하기도 했죠. 새벽녘 우유니에서 만난 쏟아질 듯한 별들과 일출, 그리고 세상 어디에도 없을 노을을 배경으로 남긴 사진들은 우리 인생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알티플라노 고원을 쉼 없이 달리며 마주한 광활한 풍경과 간헐천을 지나 칠레로 입국하던 순간, 고산의 압박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이 평안해지던 그 감각도 기억나시나요? 건조한 아따까마 사막에서 마신 시원한 피스코 사워 한 잔과 붉게 물든 노을, 위험성을 강조한(?) 나초의 안내에 따라 긴장하며 둘러보았지만 알찼던 산티아고 시내 투어. 날씨가 완벽했던 토레스 델 파이네를 정복한 원정대와 조금은 아쉬웠지만 고고한 자태를 보여준 피츠로이. 거대한 빙하가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장관이었던 모레노 빙하와 남미의 땅끝 우수아이아까지. 특히 10년 넘게 인솔하며 저도 보지 못했던 고래를 만난 여러분, 정말 축하드립니다! 슬픔을 두고 온다는 ‘세상의 끝 등대’에서 여러분은 오히려 커다란 기쁨을 가득 안고 돌아오셨네요!! ^^ 남미의 파리,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즐긴 탱고 쇼와 아사도, 그리고 뜻밖의 된장국까지. 이과수의 악마의 목구멍에서 쏟아지는 물줄기에 정신을 빼앗기고, 촉촉하게 젖어 들며 즐겼던 브라질 쪽 폭포와 새공원에서의 여유도 소중했습니다. 마지막 여정이었던 리우의 예수상과 빵산에서 바라본 코파카바나 해변의 풍경. 대성당과 셀라론 계단을 지나 슈하스케리아에서의 마지막 만찬을 끝으로 우리의 31일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여행 초반, 고산 지대만 지나면 어려운 일정은 없다고 강조하며 함께 견뎌온 시간들이 모여 하나의 아름다운 ‘남미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큰 줄기는 같지만, 각자의 마음속에 남은 세세한 이야기는 모두 다르겠지요. 그 소중한 기억의 한 조각에 저 나초도 함께 있기를 바라봅니다. 멀고도 험난한, 하지만 아름다운 변수의 땅 남미를 안전하게 여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유니의 별빛과 토레스 델 파이네의 푸른 봉우리, 이과수 폭포의 거대한 물보라가 여러분의 삶 속 어느 순간에 문득 떠오를 땐 기분 좋은 추억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또 누군가의 여행을 돕는 인솔자로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우리, 또 만나는 날이 오겠지요? 모두 기억하시죠? 바모스(Vam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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