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붉은 대지에서 건져 올린 시간의 조각들 - 와일드 아프리카 23일 7개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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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은숙 | 작성일 | 2025-07-22 |
| 여행상품: 와일드 아프리카 세미-프리 7개국 52차 여행국가: 케냐, 탄자니아, 짐바브웨&잠비아, 보츠와나, 나미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여행기간: 2025.6.27.~7.19(23일) 여행인원: 21명 인 솔 자: 하미 팀장님 원시적 침묵이 숨 쉬는 땅, 나는 그곳을 다녀왔다. 먼먼 남반구, 대양의 바람을 뚫고 들어선 아프리카의 대지는 인간의 목소리가 닿기 전부터 스스로의 언어로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아프리카여 아프리카여! 세렝게티의 붉은 노을을 가슴에 안는다 붉은 모래 위에 내 발자국을 남기며 사자, 코끼리, 코뿔소, 얼룩말, 하마, 표범, 치타, 버팔로, 톰슨가젤까지 그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생명의 꿈틀거림을 온몸으로 끌어 안던 순간을 기억한다 붉은 옷자락을 바람에 휘날리던 마사이족의 율동과 킬리만자로를 들썩이게 했던 노동요의 리듬과 열정은 오래도록 깊은 울림으로 되새김질 할 것이다 이제 나는 떠나왔지만 아프리카는 내 안에 오래 머물것이고 붉은 사막과 낯선 하늘은 이제 내 꿈의 새로운 지표가 되었다 어느 날 문득, 나는 또 다른 나를 데리고 낯선 길 위에 서리라 케냐 – 국립공원의 눈동자 아프리카 여행은 케냐 나이로비의 국립공원에서 시작되었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나는 ‘지켜본다’는 감각을 배웠다. 고요한 평원 위에서 얼룩말과 코뿔소가 조용히 풀을 뜯고 있었고, 사자는 애기 사자를 거느리고 나른한 그림자처럼 누워 있었지만, 그 모든 생명은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 순간 인간보다 동물이 이 지역의 주인임을 증명해 주었다. 나는 관람자가 아니라, 그들의 존재 안으로 조심스레 초대된 순례자였다. 탄자니아 – 세렝게티와 응고롱고로 세렝게티의 평야는 말이 필요 없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황금빛 초원, 그 위를 흐르던 누 떼와 얼룩말의 물결은 마치 지구의 맥박처럼, 고요하되 거대한 울림을 품고 있었다. 응고롱고로 분화구에 들어섰을 때, 기린이 나의 롯지 바로 앞에서 거룩하게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 인간과 동물이 생명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되는 모습이었다. 나는 마치 태초의 자궁에 발을 디딘 듯했다. 지구가 고백하는 가장 원시적이고 순수한 모습,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신비로운 광경이었다. 잔잔한 호수와 먼지 속에 빛나던 들꽃 한 송이조차 이 대지가 얼마나 오래도록 생명을 품어왔는지 말해주고 있었다. 짐바브웨와 잠비아 – 빅토리아 폭포의 심연 "모시 오아 툰야". 현지어로 천둥치는 연기라는 의미의 빅토리아 폭포는 폭포가 떨어지는 순간의 진동을 몸으로 먼저 느끼게 했다. 하늘과 땅이 맞닿는 틈, 시간과 공간이 찢어지는 소리. 그 거대한 물기둥 앞에 서 있을 때, 나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그건 경외였고, 동시에 내 안의 작은 폭포가 터지는 순간이었다. 나미비아 – 붉은 사구의 침묵 나미브 사막의 아침은 마른 장미의 입술처럼 붉었다. 고요는 모래알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있었고, 그 위를 걷는 나의 발자국은 이내 사라졌다. 모래 언덕 위에서 바라본 세상은 침묵 속에 피어난 생명의 완숙된 숨결이었다. 바람도, 햇살도 말라버린 데드블레이의 죽은 나무조차도 시간을 기다려 온 기다림의 증언자였다. 아프리카의 붉은 함성 아프리카의 그 많은 붉은 이미지는 나를 흔들어 깨웠다, 세렝게티의 노을, 잠베지강의 노을, 초베 롯지의 노을, 나마비아 북회귀선을 지나는 노을, 이러한 붉은 함성은 나를 깨우는 외침이었다. 그뿐인가 나미브사막의 붉은 모래, 마사이족의 붉은 의상, 그리고 킬리만자로 자락의 커피농장에서 울려퍼진 노래와 율동은 아프리카의 신명을 제대로 맞이한 순간이었다. 아프리카 사람들의 흥겨움이 정열의 색깔로 내 몸 깊숙이 채색 되었다. 그들이 끝없이 부르는 “하쿠나 마타타”는 이제부터 나의 인생 화두가 되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 – 끝과 시작의 언덕 그 이름이 ‘희망’이라는 것이 얼마나 오래도록 사람들을 붙잡아왔는지를 나는 그곳의 바람 속에서 이해했다. 이곳은 아프리카의 끝이 아니라, 바다 너머로 뻗어가는 시작이었다. 한때는 두려움이 머물던 곳, 이제는 순례자들의 묵상이 닿는 지점. 나는 그곳에서 대서양과 인도양이 부딪히는 소리를 들었고, 그 물결 사이로 새로운 나를 건져 올렸다. 희망봉 Cape of Good Hop 인도양과 대서양이 만나는 그곳! 세찬 바람이 부는 아프리카 대륙의 끝자락, 바다가 묻는다 너는 어디로 가는가 검푸른 파도와 맞선 저 바위의 고요처럼 나는 멈추어 다시 묻는다 희망은 어디 있는가 너와 내가 만나는 그곳 인간과 자연이 만나는 그곳 희망은 늘 거기, 깊고 먼 수평선 끝에 보이지 않는 가슴 속에 고요히 숨 죽이고 있다고… 돌아오는 길에서 느낀 아프리카는 나에게 여행지가 아니었다. 그것은 대지의 기억을 품은 존재였고, 생명의 첫 문장들이 아직도 숨 쉬고 있는 책장이었다. 나는 그 책을 조심스레 펼쳐 들고, 몇 장의 사연을 가슴에 품고 돌아왔다. 그리고 이제, 내 언어로 그 여백을 채워가려 한다. 바람, 사막, 붉은 시간, 안개, 시간, 동물, 침묵, 그리고 희망, 그 모든 것들이 나를 다시 쓰고 있었다. 아프리카는 미래의 땅이며, 가능성의 땅임을 다시 한번 느낀다. 이번 여행에서 만난, 아프리카를 사랑하는 여행동지 21명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특히, 하미(진영민) 팀장님의 세심한 배려와 확실한 일 처리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또 다른 길 위에서 함께 만나길 희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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