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293차 남미여행] HOLA! 남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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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최은영 | 작성일 | 2024-01-31 |
우리는 누구나 버킷리스트가 있다. 꼭 가고 싶은 곳, 나에게 그곳은 남미다. 남미는 가고 싶다고 다 갈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2번의 기회를 놓치고 3번만에 드디어 남미에 발을 딛게 된 걸 보면 말이다. 누군가 남미는 인연이 되어야 갈 수 있다고 했는데 그 인연이 오지투어인가 보다. 수많은 여행사를 뒤로하고 선택한 오지투어는 한마디로 탁월한 선택이라 하겠다. 남미의 첫 시작은 페루다. 페루는 밝혀지지 않은 신비로움이 많은 나라다. 나스카라인이나 마추픽추를 보면 더 강한 궁금증이 생긴다. 비가 온 뒤 구름이 걷히며 드러낸 마추픽추를 내 눈으로 보니 진정 내가 남미에 왔구나를 실감하게 된다. 페루 여행 중 비니쿤카에 오른 건 내 일생일대 최고의 도전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터질듯한 가슴에 되돌아가고 싶었으나, 그 유혹을 이기고 우리팀 중에 가장 꼴찌로 도착한 정상에서의 쾌감이란... 비가 와서 1도 보이지 않는 그 길을 따라 오르며 오늘은 무지개산 보기는 글렀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자연은 신비롭다. 바람이 휙 불며 간간히 드러내보이는 무지개산은 일순간 안개가 확 걷히며 속살을 드러내지 않는가? 와우~ 그 감격스러움이란. 여행이란 이런 것이겠지. 생각지도 못했던 선물을 받게 되는 것. 그래서 쉽게 실망도, 또 너무 쉽게 감격하지도 말아야 함을 배우는 것. 남미여행 중 최고를 꼽으라 한다면 난 주저없이 볼리비아를 말할 것이다. 특히, 우유니 랜드크루저 2박3일 투어. 누구는 고생과 힘든 여정이라 싫다 하겠지만 내게는 최고의 코스다. 우유니를 찾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단순히 우유니사막에서 사진만 찍고 가는 데이투어나 1박2일 투어는 과감히 버리라고. 다채롭고 아름다운 우유니를 보려면 꼭 2박3일 투어를 하라고. 알티플라노 고원은 꼭 가야한다고. 조금의 불편함을 받아들이면 잊지못할 풍경을 볼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특히나 국립공원 안에 단층으로 지어 놓은 여행자 숙소를 나와 호수 앞 덩그러니 자리 잡은 맥주바들을 보니 어찌나 낭만적인지... 애인이랑 왔다면 불켜진 바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온 밤을 세우고 싶게 만드는 그런 곳, 그런 곳이 우유니였다. 30일 동안 다닌 남미의 도시는 각기 다른 매력을 갖고 있어 좋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사람마다 더 좋아하는 장소가 있고, 특히 가고 싶었던 곳도 다를 거다. 사실 남미여행에 있어 나의 버킷리스트는 마추픽추도 우유니도 이과수도 아닌 부에노스아이레스다. 장국영, 그리고 해피투게더. 장국영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다. 20대에 해피투게더 영화를 보면서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분위기는 아니었지만(아마 그런 분위기는 비가 추적추적 내려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매력적인 도시임은 분명하다. 우수아이아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해피투게더와 장국영의 자취를 찾아 가며 내가 사랑했던 그를, 그가 나온 영화의 장소를 찾아 그를 그리워하고 기억하고, 그때의 나를 찾아보게 되는 시간. 그렇게 또 하나의 추억으로 행복한 곳이었다. 오지투어의 여행은 여행자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누구에게는 좀 더 빡센 여행이, 또 누구에게는 여유로운 여행이 될 수도 있다. 매력적인 시스템이다. 짜여진 스케줄 틈틈이 나만의 스케쥴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우리팀은 특이하게 그룹이 많았다. 친구들끼리, 가족들끼리, 부부끼리. 그래서인지 의견의 통일이 쉬웠고 서로에 대한 배려도 좋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 이번 여행의 최고는 나의 비타민, 아니 우리의 비타민 미아팀장님이 아닐까 한다. 힘들 때마다 비타민 같은 즐거움으로 여행 내내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 준 미아팀장님!! 사랑합니다!!! 인솔자를 선택할 수 있다면 다음 여행에서 꼭 찍어 선택하고픈 마음! 한달 동안 정말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덕분에 좋은 여행했다는~ 또한, 긴 시간동안 함께 여행한 모든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30일이란 시간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님을. 정이 들고 기억나고 또, 가끔은 그리워지기도 할 것 같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이라 또 다른 여행에서 우연히 만날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네요. 그때는 또 이번 남미여행이 생각나겠지요. 그런 우연을 기대하며!! |